도시 속에 숨겨진 비밀의 정원 ‘선유도공원’

<‘선유도공원’의 시간은 흐르지만 흐르지 않는다>

노승원 기자 | 기사입력 2010/07/21 [11:28]

도시 속에 숨겨진 비밀의 정원 ‘선유도공원’

<‘선유도공원’의 시간은 흐르지만 흐르지 않는다>

노승원 기자 | 입력 : 2010/07/21 [11:28]

서울시(한강사업본부)는 선유도공원의 역사, 동·식물상, 주요 시설물 등을 소개하고,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 가족을 대상으로 오는 7.31(토)까지‘개구리 성장과정 알아보기’프로그램을, 8.2(월)~8.6(금) 선유도 및 밤섬에 대해 배우고, 탐사하는 ‘한강 탐험교실’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선유도공원’의 시간은 흐르지만 흐르지 않는다>

선유도는 합정과 당산 사이에 한강 중간에 위치한 약 110㎡ 규모의 섬으로, 섬의 동쪽에 양화대교가 지나고 있다. 한강 4개의 섬 중에 선유도는 밤섬, 노들섬 다음으로 세 번째 큰 섬이다.
▲    한강야경 © 사진제공 : 서울특별시 한강사업본부
해발 40여m의 ‘선유봉’으로 유명했던 선유도는 섬 모양이 고양이를 닮았다 하여 괭이산이라고도 불렸다. 예전에는 양화도 나루 사이가 육지로 이어져 있어 선유봉 주민들이 밭농사, 낚시를 하며 오갔고, 양화도 나루·마포 잠두봉과 함께 한강의 절경 중의 하나로 손꼽히며 이곳에서 많은 선인들이 호연지기를 키웠다.

1925년 일본의 한강치수사업으로 선유봉의 암석이 무자비하게 채취당해 제방 공사에 쓰인 결과, 봉우리는 사라지고 현재의 섬만 남게 되었다.

현재 ‘선유도공원’ 자리에 있었던 선유정수장은 1978년 개소하여 영등포지역에 1일 40만 톤의 물을 공급하던 시설이었다. 그러나 강북정수장이 증설되고, 서울시 급수 계통이 변경됨에 따라 2000년 정수장을 폐쇄하고 서울 시민을 위해 친환경 휴식·생태학습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국내 최초의 환경재생 생태 공간인 선유도공원은 기존 정수장 시설물을 최대한 활용하여 시민들에게 문화·휴식 공간, 한강의 역사와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교육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조성되었다.

서울시는 선유도를 공원화하면서 북한산과 한강이 넓게 내다보이는 조망과 기존에 정수장으로서 기능했던 자원을 활용해 시민들에게 친근하고 의미 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선유도공원은 신선이 노닐었다는 전설의 선유봉과 정수장 시설을 활용해 새로운 공간으로 재창조된 점에서 역사적·공간적 의미가 크다.

선유도공원은 국내 최초로 공장을 공원화한 사업으로, 정수장의 흔적을 살려 재 조성 되었는데 과거 송수펌프실을 ‘한강전시관’으로, 취수탑을 ‘카페테리아’로, 급속여과지는 ‘공원 안내소’로 탈바꿈시켰고, 침전지를 ‘시간의 정원’으로, 여과지를 ‘수생식물원’, 정수장을 ‘녹색기둥의 정원’으로, 농축조를 ‘원형소극장’으로 만들었다.

특히 ‘녹색기둥의 정원’은 정수장 지붕만 걷어내고 건물 기둥을 그대로 살려 마치 로마 폼페이 유적을 보는 듯한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시간의 정원’에서는 점점 낡아가는 침전지 구조물과 당귀·백리향·대나무·이끼 등 다양한 수목이 꽃을 피우고 성장하는 모습이 어우러져 탄생과 소멸의 묘한 대비를 느낄 수 있다.

공원 시설물로 재탄생한 정수장 흔적은 지금도 공원 곳곳에 숨바꼭질하듯 남아있어 오랜 시간의 흐름을 대변하며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

선유도공원 명물 중의 하나인 ‘선유교’는 120m의 아치형 교량으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데크가 조성되어 있고, 환경물놀이터에는 수질정화정원에서 정화된 물이 15cm 정도로 얕게 담수되어 여름을 맞아 물놀이를 즐기려는 어린이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공원과 선유교가 만나는 지점에 조성된 ‘전망데크’에서는 선유도뿐만 아니라 월드컵분수·월드컵공원·한강 전체를 조망할 수 있으며, 과거에 정수장 불순물을 침전하던 곳에 들어선 ‘수질정화정원’은 수생식물이 공원 하수를 정화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시민들에게 물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생태계와 자연의 소중함도 일깨워주고 있다.

선유도공원은 낡은 정수장의 모습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느낌으로 해석된 공간이 공존하고 있어 작은 섬이라는 좁은 공간 안에서도 이국적이면서도 독특한 느낌의 사진을 찍어 낼 수 있어 많은 사진애호가들의 출사 장소로도 인기 있다.

선유도공원은 2004년 ‘제24회 미국조경가협회(미국 솔트레이크시티)’로부터 550여개의 경쟁작을 제치고 디자인상을 수상했으며, 그 밖에 ‘세계조경가협회 동부지역회의 조경작품상(2004)’ 등 각종 대회에서 다수의 건축·조경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3년도에는 국내 최초로 건축물이 아닌 조경작품으로 ‘제25회 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선유도공원에서‘교과 공부’와‘재미’, 두 마리 토끼 한 번에 잡기!>

지금 선유도공원 내 생태수로는 그야말로 ‘개구리 천국’이다.‘개구리 성장과정 알아보기’는 올해 선유도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올챙이부터 아직 덜 자라 꼬리가 남아있는 개구리 유생, 다자란 성체의 모습까지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프로그램은 선유도공원에 살고 있는 참개구리, 두꺼비 등에 대해 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개구리를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울음소리도 들어본다. 뿐만 아니라 개구리가 서식하는 수로를 직접 관찰함으로써 양서류가 살아가는 환경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오전 10시부터 매 정시마다 하루 13회 진행되며, 매회 30명 내외로 선착순 모집한다.

또한 8.02(월)부터 5일 동안 선유도와 밤섬, 두 곳의 생태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한강 탐험교실’을 개최하고 자연과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워 줄 계기가 될 것이다.

선유도의 역사와 공원 조성배경 등을 알아보고 전시관을 관람한 뒤에 현미경으로 미생물 관찰하기, 식물로 손수건 염색하기 등 다양한 체험과 배를 타고 밤섬을 둘러보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지난해 같은 시기에도 열린 선유도 ‘한강 탐험교실’에는 5일 동안 400명의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매회 마감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프로그램은 9:30~16:30까지며, 하루 1회 운영된다.

여름방학을 보다 알차고, 유익하게 채워줄 두 프로그램에 참가를 원하시는 분은 한강사업본부 홈페이지(http://hangang.seoul.go.kr)를 통해 예약신청하면 된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한강사업본부(02-3780-0855)로 문의하면 된다.

‘선유도공원’은 지하철 2호선 당산역 1번 출구, 9호선 13번 출구로 나와 5714번 시내버스를 타고 선유도 공원 정문에서 하차하면 된다.

9호선 선유도역에서 내려 약 10~15분 걸어갈 수도 있다.

승용차는 올림픽대로 잠실 방향으로 갈 때에는 성산대교 밑에서 우측 방향으로 진행 후 좌회전, 공항방향으로 갈 경우에는 양화대교를 약 1㎞ 지난 지점에서 오른쪽 양화한강공원 주차장으로 진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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