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를 보았다’ 최민식, 이병헌은 무섭고 피는 끔찍하다

최민식, 관객보다 한 발 먼저 ‘악마를 보았다’!

노승원 기자 | 기사입력 2010/07/27 [10:34]

‘악마를 보았다’ 최민식, 이병헌은 무섭고 피는 끔찍하다

최민식, 관객보다 한 발 먼저 ‘악마를 보았다’!

노승원 기자 | 입력 : 2010/07/27 [10:34]

<친절한 금자씨>이후 5년, 최민식이 연쇄살인마로 스크린에 복귀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된 영화 <악마를 보았다>. 복귀 소식이후 개봉까지의 기간은 관객들에게는 즐거운 기다림의 시간이었지만, 연쇄살인마이자 복수의 대상이 되는 경철역을 맡은 최민식에게는 말 그대로 ‘악마를 보는’ 시간이었다.
▲  영화 ' 악마를 보았다 '한장면  사진제공 :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첫 촬영부터 살인 장면으로 시작했던 최민식은 “나는 왜 하구한날 흉기나 들고 다니냐?”라는 자조적인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이는 배부른 고민이었다. 약혼녀를 살해당한 수현이 단순히 죽이고 끝내는 게 아니라 고통을 그대로 되돌려 주겠다는 일념하에 복수를 시작한 이후 최민식은 팔목이 꺾이고 돌에 찍히고, 낚시대로 개처럼 맞는 등 처절하게 당해야 했다. 물론 시나리오 단계에서도 예상했던 장면들이지만 에너지 넘치는 두 배우의 만남인지라 촬영은 실전을 의심하게 하는 열연으로 이어졌다. 되려 스탭들로부터 “연쇄살인마가 측은해 보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상대배우 이병헌과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 대해 “좋은 파트너가 되어 주는 후배와의 앙상블은 행복한 경험이다”라고 말문을 뗐으나 곧바로 “저는 너무 심하게 많이 맞아서. 무서워요, 이병헌씨만 보면”이라는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고통을 당하다 보니 피분장 또한 당연지사, 촬영 종료 후 1달이 넘어간 지금조차 최민식의 머리는 핏물이 덜 빠져 갈색이다. 이렇듯 피분장을 달고 살아 스스로를 <악마를 보았다> 공식 ‘붉은 악마’로 지칭하는 최민식은 “ 다시는 이런 고통 받는 역할 하고 싶지 않아요. 코피 나오는 것조차 사절입니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 삼촌 같은 역할만 할 거에요”라 말했다. <쉬리>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등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회자되는 강한 캐릭터를 도맡아온 그에게도 <악마를 보았다>의 경철은 만만치 않은 역이었음을 짐작하게 했다.

피를 뒤집어 쓰고 정신 못 차릴 정도로 두들겨 맞고, 아무 이유도 목적도 없이 사람을 죽여대는 연쇄살인마 장경철 캐릭터는 배우 최민식을 통해 탄생했다. 자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역할을 맡아 물 만난 고기처럼 어떤 고생에도 즐거움을 잊지 않은 최민식. “땀을 흘리면서 한 장면을 최선을 다해서 만드는 이 현장 분위기가 너무 그리웠다. 그래서 이 현장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설레고, 새삼스럽게 감동적이고. 내가 장경철을 만들어가고 있구나, <악마를 보았다>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만으로도 행복 그 자체였다”라는 그의 벅찬 소감은, 오직 최민식 만이 보여줄 수 있는 ‘불 같은 광기’ 장경철에 대한 기다림을 더 거세게 하기에 충분하다.

살인을 즐기는 연쇄살인마(최민식 扮)와 그에게 약혼녀를 잃고 그 고통을 뼛속 깊이 되돌려주려는 한 남자(이병헌 扮)의 광기 어린 대결을 뜨겁게 보여줄 김지운의 지독하고 강렬한 복수극 <악마를 보았다>는 8월 11일 개봉, 이제껏 본 적 없는 복수극의 실체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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