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아우들에게서 고개든 韓 축구 '고질병' 수비불안

인터풋볼 | 기사입력 2015/11/15 [02:48]

[신태용호] 아우들에게서 고개든 韓 축구 '고질병' 수비불안

인터풋볼 | 입력 : 2015/11/15 [02:48]

[인터풋볼] 이현민 기자=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은 올해가 정말 중요했다. 우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으로 가기 위한 첫 단계로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잘 치러야 했다. 올림픽대표팀은 내년 8월 열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현재 A대표팀은 첫 번째 목표를 완벽히 달성했다. 라오스와의 조별리그 1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조 1위를 사수하며 최종예선행이 유력하다. 결과와 내용 모두 확실히 달라졌다.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호주에 패한 후 12경기 연속 무패(9승 2무)다. 지난 12일 미얀마전까지 최근 A매치 6경기 연속 무실점, 올해 16차례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골 넣는 것만큼 중요한 먹지 않는, 최후방어선을 든든히 사수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 후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 수비다. 그 성과가 결실을 맺고 있다.

이런 A대표팀의 행보로 인해 자연스레 올림픽대표팀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A대표팀의 신태용 코치가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겸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성원들 역시 해외에서 뛰는 유망주, K리거 유스 출신들로 대거 채워져 있다. 이 구성원들은 대부분 훗날 A대표팀에 올라온다. 그래서 기대가 크다.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 재연을 내심 바라는 국민들이다.

신태용호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중국 4개국 친선대회에 참가했다. 그런데 3경기에서 2무 1패 4팀 중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타이틀이 크게 의미 없고, 선수 선발을 위한 과정이라고 하나 초라한 성적표다. 가장 큰 문제는 수비였다. 매 경기 실점을 내줬고, 실점 장면 하나하나가 현실을 말해준 대목이었다.

11일 모로코와의 1차전에서는 0-1로 패했다. 전반 28분 실점 장면은 자기 진영 터치라인에서 최봉원이 볼처리 미숙으로 볼을 빼앗겨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허용했다. 이때 중앙으로 침투하는 공격수를 놓쳤다. 선제골을 내주면서 끌려갔고, 끝내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다.

콜롬비아와 2차전은 출발이 좋았다. 전반 지언학과 박용우의 연속골로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상대의 대대적인 공격에 수비는 무너졌다. 결국, 두 골 모두 문전 세컨드 볼에서 문제가 나타났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중국전에서 한국은 베스트를 가동했다. 경기를 잘 풀어갔고, 후반 32분 박용우의 골이 터지면서 승리를 목전에 뒀다. 그러나 후반 40분 상대 선수의 중거리 슈팅이 심상민을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다소 운도 없었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3경기에서 4실점. 공통으로 드러난 장면은 상대의 측면 크로스, 세트피스에서 세컨드 볼에 대처가 부실했다. 또, 순간 집중력 부족으로 인한 볼처리 미숙, 상대 선수의 순간적인 움직임을 놓치기 일쑤였다. 이 모든 장면을 수비수들 탓으로 돌릴 수 없지만 뒷문이 허술했던 것만은 분명하다. 현대축구는 선수 전원이 공수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 누수가 생기면 누군가 메워주고 서로 한 발씩 더 뛰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선배들이 이어오던 근성이 부족했다. 힘들어도 악착같이 뛰고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이것이 바로 태극마크의 품격이다. 앞으로 이 점을 보완해야 더 강하고 경쟁력 있는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동안 한국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냈던 사례를 살펴보면 조직적인 수비가 있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허술했던 수비가 화를 부른 적도 있다. 2000년대 접어들기 전까지는 대부분이 그랬다. 그래도 근성은 있었다. 우리는 경기를 지배할 선수도, 큰 무대에서 통할 확실한 골잡이도 없다. 우리만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결국, 조직력이다. 그러려면 고질적인 수비불안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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