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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틴’, 양심 희생 균형 필요한 이 시대의 거울
종교와 역사로 비튼 현 시대상 그린 슈퍼히어로물
기사입력: 2017/01/04 [11:0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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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저널 편집국


[K스타저널 유진모 칼럼] 정말 절묘하게도 최순실 게이트를 예상한 듯 한국 영화계는 2015내부자들을 개봉한 데 이어 지난해 터널판도라마스터를 차례로 관객에게 선사했다. ‘터널판도라는 안전불감증에 무책임까지 겹친 총체적 난국상태의 국가체계와 고위공무원의 무사안일을 비꽜다면 내부자들마스터는 범죄에 깊게 연루된 정치와 사회의 지도층을 힐난한다.

 

사실 할리우드엔 이런 영화들이 숱하게 많았다. 다만 관객들이 비현실로 받아들였을 뿐. 독재정부에 반기를 든 시민혁명을 다룬 브이 포 벤데타’(제임스 맥티그 감독, 2005)가 새롭게 주목받는 가운데 콘스탄틴’(프란시스 로렌스 감독, 2005)도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매트릭스로 블록버스터 액션스타 반열에 올라선 키애누 리브스를 앞세운 DC의 회심의 슈퍼히어로 영화다.

 

뮤직비디오를 찍던 로렌스의 영화감독 데뷔작이라는 게 믿을 수 없을 만큼 블록버스터 규모의 비주얼과 철학 종교 스릴러 서스펜스 오컬트 등을 혼합한 내용, 그리고 심오한 메시지가 엄청난 재미와 철학적 사고를 던져준다.

 

천사와 악마는 인간세상이 균형을 유지하는 한 각자 인간계에 침투하지 않기로 휴전협정을 한 상태. 그러나 천사와 악마, 혹은 그들과 인간의 혼혈종들이 종종 인간계의 질서를 어지럽힌다.

 

존 콘스탄틴(키아누 리브스)은 어려서부터 귀신이 보였다. 그래서 괴로워 자살했다 2분 만에 부활한 뒤 15살 때부터 괴로움을 잊기 위해 매일 30개피의 담배를 피워온 퇴마사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도 부족하고, 별다른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그의 목표는 자살 때문에 지옥이 예약된 것을 어떻게든 천국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가 보낸 수많은 악마들이 있는 지옥에 갈 순 없으니까.

 

여형사 안젤라(레이첼 와이즈)는 어느 날 쌍둥이 동생 이자벨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간다. 동료 형사와 의사들은 자살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녀는 독실한 이자벨이 자살했을 리 만무하다고 여기고 CCTV를 돌려보다 죽기 전 그녀가 콘스탄틴이란 이름을 입에 담는 것을 발견하곤 그를 찾아간다.

 

콘스탄틴은 의식을 통해 이자벨이 지옥에 있는 것을 목격하곤 안젤라에게 확인해준다. 두 사람은 이 자살유도 사건에 루시퍼의 아들 마몬의 음모가 있음을 눈치 챈다. 그리고 콘스탄틴은 이 자매 역시 자신처럼 어려서부터 귀신을 보는 능력이 있었는데 부모가 이자벨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자 안젤라는 그걸 피하기 위해 안 보이는 척하며 자신의 운명을 거슬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콘스탄틴은 자신의 힘만으론 버겁다는 사실을 알고 인간세상에서 퇴마사와 혼혈악마의 중립국 역할을 하는 파파 미드나잇의 비밀클럽을 찾아가고 거기서 사악한 혼혈악마 발사자르를 만난 뒤 뭔가 냄새를 맡는다.

 

마몬이 인간계에 나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예수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 운명의 창과 영매. 그 영매가 바로 안젤라였고, 그녀를 끌어들이기 위해 이자벨을 자살로 이끈 것이었다. 그리고 그 심부름꾼은 발사자르였다.

 

콘스탄틴은 발사자르를 제거하지만 안젤라를 빼앗은 대천사 가브리엘의 힘에 제압당해 서서히 죽어간다, 속죄만 하면 구원을 받으리라 믿는 어리석은 인간을 경멸해온 가브리엘은 마몬과 짜고 인간세상을 파멸로 이끌려고 하는 것. 안젤라는 마몬의 인간계 탄생의 자궁이었던 것.

 

콘스탄틴은 마지막 희망으로 지난 20년 간 자신의 영혼을 거두기 위해 오매불망 기다린 타락천사 루시퍼를 부른다. 천사장이었지만 하느님을 배신한 뒤 천국에서 지옥으로 쫓겨난 루시퍼는 콘스탄틴의 영혼을 지옥에 끌고 가고 싶어 안달이 난 인물.

 

그렇잖아도 폐암으로 죽을 위기에 놓은 콘스탄틴은 생명연장이 소원이냐고 묻는 루시퍼에게 이사벨을 천국으로 보내달라고 답한 뒤 마지막 담배를 피워도 되냐고 되묻자 루시퍼는 그럼, 난 담배회사 주주인데라고 즐거워한다.

 

드디어 가브리엘을 처치하고 마몬을 지옥으로 돌려보낸 뒤 안젤라가 살아나자 루시퍼는 콘스탄틴의 손을 잡고 휘파람을 불며 지옥을 향하는데 갑자기 콘스탄틴의 무게가 천근만근으로 무거워지더니 환한 햇살을 받으며 공중으로 부양한다. 그의 희생에 감동한 하느님이 천국으로 부른 것.

 

다급해진 루시퍼는 넌 꼭 내가 지옥으로 데려가야 한다며 그의 가슴에서 폐암 덩어리를 꺼내 살려낸다.

 

▲     © 스타저널 편집국

 

영화는 수많은 기독교인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콘스탄틴은 퇴마사 인턴에게 꼭 책에 적힌 대로 되는 건 아냐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고, 인턴은 악마의 공격에 죽어가며 그 말을 곱씹는다. 가브리엘은 인간은 고통을 느껴야만 자신의 죄를 깨닫고 비로소 참회하게 된다고 판단해 그 고문기술자로 마몬을 깨워 인간계에 보내고자 한다.

 

타락천사 루시퍼가 대천사 가브리엘을 제압해 인간으로 만든다는 설정 역시 불편할 듯하다. 하지만 공상과학영화다. 영화는 영화일 뿐. 오히려 마치 오늘날을 세대를 예견한 듯 역사와 종교를 교묘하게 반영한다.

 

콘스탄틴은 3세기 후반~4세기 4개로 갈라진 로마제국을 통일한 뒤 다스리며 대제란 호칭을 받았던 몇 안 되는 황제 콘스탄티누스의 영어식 이름이다. 그의 재위 기간 중 가장 큰 업적은 밀라노 칙령을 통해 그동안 다신교였던 로마제국의 공식 종교를 기독교로 공인한 것과 더불어 중심지를 로마에서 비잔티움(콘스탄티노플)으로 옮긴 것이다. 이후 콘스탄티누스의 활약과 업적은 유럽과 미국의 문화와 정서에 많은 영향을 끼쳤음은 역사가 입증한다.

 

만약 콘스탄티누스가 밀라노 칙령을 발표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종교 구도와 세계의 헤게모니 구도는 어떻게 됐을까? 결국 콘스탄틴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하느님의 절대적 지위에 대한 반항이나 믿음에 대한 의심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양심과 희생 그리고 이 사회와 체제와 국가의 올바른 규율에 근거한 균형이다.

 

존은 성서에서 요한이다. 예수는 서기 28년께부터 선교생활을 하기 직전 요르단강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황야에서 40일간 단식하며 악마의 유혹을 물리쳤다고 성서에 씌어있다. 또 다른 사도 요한은 예수의 세 제자 중 하나로 베드로와 함께 초기교회를 개척했다.

 

기독교는 자살을 중대범죄로 분류한다. 사람은 언젠간 죽는다. 살고자 아등바등하는 게 본능이라면 삶이 힘들어 죽음을 선택하는 것 역시 종교외적 인간적인 시각에서 보면 행복추구권으로 볼 수도 있다. 최소한 남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남의 죽음으로 이득을 봐가면서까지 살려는 사람들에 비할 땐 그게 정의다.

 

가브리엘은 하느님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착각하는 교만한 제왕(지도자)이고 명품 수트를 입고 머리에 기름을 잔뜩 발라 뒤로 넘긴 발사자르는 그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재벌이다. 악마임에도 하얀 수트를 차려입고 등장한 루시퍼의 맨발에서 시커먼 오염된 흙탕물이 흐르는 것은 바로 패권적 제국주의를 의미한다. 그래서 담배회사 주주다. ‘시빌 워에 끼어들거나 유도해 무기판매 등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려 국익을 키운 나라다.

 

귀신 보는 능력을 잃은 듯 가장한 채 살아온 안젤라는 공권력에 순응하고 독재체제에 길들여진 국민 혹은 그 일에 앞장서는 말단 공무원이자 종교의 맹신론자다. 반면 자신의 능력을 감추려 하지 않음으로써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된 이자벨은 인권과 인격과 자존감을 지키고자 꿋꿋하게 살다 그렇게 버티는 데 지쳐 스스로 세상과 단절한 독립군이다.

 

어디선가 많이 본 구조 아닌가?

 

유진모/ 칼럼니스트 ybacch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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