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 ‘먹튀’ 논란과 김창렬의 ‘창렬스럽다’ 눈물

유진모 | 기사입력 2017/02/08 [11:45]

김준수 ‘먹튀’ 논란과 김창렬의 ‘창렬스럽다’ 눈물

유진모 | 입력 : 2017/02/08 [11:45]
 

 

[K스타저널 유진모 칼럼] JYJ 김준수는 인격살인이란 거창한 표현으로 억울함을 토로했고, 김창렬은 낭패감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김준수는 먹튀논란에 대해, 김창렬은 자신의 이름에 대해 고독한 전쟁 중이다. 과연 그들은 연예스타에게 포장된 공인이란 거품 탓에 피해를 입은 걸까, 아니면 진짜 공인으로서의 도덕적 책임감을 아직 깨닫지 못한 것일까?

 

김준수는 20111월 제주도 강정동 일대 토지(21026)172000만 원에 매입한 뒤 금융권으로부터 150억 원을 대출받아 제주토스카나호텔을 지었다. 20149월에 문을 연 호텔은 본관(지상 4)의 객실 61개와 야외의 풀빌라 4, 그리고 제주도 최대 규모의 수영장 등을 갖췄다. 당시 김준수는 이에 대해 제주도에 꿈의 공간을 짓고 싶었고, 제주토스카나호텔을 통해 그 꿈을 이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런데 한 매체가 지난 7지난달 이 호텔이 한 부동산 업체에 240억 원에 팔렸고, 다시 서울에 있는 신탁회사로 소유권이 이전됐다고 전하는 과정에서 제주도는 한류열풍의 주역 중 한 명인 김준수(가 세운 호텔)가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그(가 지은 호텔)에게 관세취득세와 개발부담금 면제를 비롯해 대체산림조성비 농지보전부담금 등의 50% 감면 등 4억 원 정도의 감세혜택을 줬고, 김준수는 호텔매각을 통해 30억 원의 시세차익을 남겼지만 정작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했다는 내용을 적시함으로써 먹튀논란이 촉발됐다. 아울러 매체는 김준수가 오는 9일 충남 논산훈련소로 입소한 뒤 의경으로 복무하는 내용도 함께 거론했다.

 

그러자 김준수는 곧바로 개인 인스타그램에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호텔 소유자로서 경영에서 이익을 내지 못한 잘못이 있다면서도 연예 활동으로 생긴 제 개인 소득을 호텔 경영에 보탰고, 결코 부당이익을 취하거나 비도덕적 행위를 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가 매각을 결정한 것은 전문 경영인과 함께해 이 호텔과 직원들이 더 좋은 미래를 만나길 바라는 마음이었고, 그것은 제가 전역한 후에 입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은 김준수를 일방적으로 비난하거나 두둔할 순 없다. 언젠가 진실이 밝혀졌을 때 여론재판으로 판결을 내리면 된다. 일단 김준수와 해당 매체의 주장이 각자 옳다는 가능성에 모두 문을 열고 진실게임을 지켜볼 일이다.

 

먼저 슈퍼카 공방이다. 김준수는 호텔의 대주주 겸 이사다. 직원 월급이 연체됐다고 그가 람보르기니 등을 팔아 이를 충당할 법적인 의무는 없다. 회장인 그의 아버지나 대표이사인 그의 형의 책임이다. 물론 이들이 1~2촌의 아주 가까운 가족이란 건 논란의 여지는 있다.

 

그는 호텔경영으로 이익을 내지 못했고 오히려 (자금이 부족할 때마다) 제 연예활동으로 발생한 개인소득을 경영에 보탰다고 주장했다. 대주주로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음이 엿보이지만 사실 개인적 이득의 기준상 당연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래서 경영이 꿈만 가지고 되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는 술회에서 이상만 충만하고 현실감각이 부족한 연예인으로서의 애환이 읽힌다.

 

그러나 도 관계자 분들도 제 매각(결정)의 배경을 알고 있다는 주장에선 살짝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과연 호텔 개관과 매각이 오롯이 제주도를 위함이었을까? 호텔경영은 자선사업이 아니라 엄청난 규모의 장사. 만약 그가 한류스타가 아니었다면 그런 사업을 벌일 엄두를 냈거나 그럴 자본과 배경과 감세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을까?

 

제가 매각을 결정한 것은 전문 경영인과 함께해 이 호텔과 직원들이 더 좋은 미래를 만나길 바라는 마음이라는 주장 속엔 고뇌와 장삿속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 그동안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군복무 및 제대 후 일선 컴백 등으로 제대로 경영에 깊숙이 관여할 수 없음은 물론 자신에게 경영능력이 부족함을 깨닫고 회사를 살리기 위해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백기투항의 결연함이 읽히는 동시에 더 이상 손해 보기 전에 손을 털자는 대차대조표가 엿보인다.

 

매체의 글에 따르면 김준수의 경영실패는 명약관화하다. 회사는 맨 꼭대기(회장)부터 중간관리자까지 일가족과 친인척이 포진된 구조였다. 게다가 투숙객의 결제를 법인통장이 아닌, 김준수의 개인통장으로 진행했다. 이런 대규모 호텔이 동네 마트를 방불케 한 경영상태였던 것이다.

 

매체의 상시 임금체불을 주장하는 직원 인터뷰가 맞다면 김준수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더불어 직원들이 한 달 이상 호텔 매각을 몰랐다는 내용 역시 도덕적으로 치명적이다. 하다못해 구멍가게를 팔더라도 매각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알바생에게 이 사실을 밝히고 고용승계보장을 통보하거나 혹은 해고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게 기업가의 기본양심이고 시장의 기초질서다. 호텔 직원에 대한 고용승계보장에 대한 내용은 양측 어느 곳에도 없었다.

 

김준수는 매체의 글에 대해 제 수치심과 상처는 누가 치유해주냐이는 명예훼손을 넘어 인격살인이라고 격분했다. 물론 연예스타기에 본의 아니게 입은 마음의 상처와 솟구치는 분노는 충분히 적지 않은 사람에게 심증적인 이해를 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이득을 봤건 손해를 입었건 그건 오로지 자신이 벌인 사업의 결과이므로 남 탓할 일은 아니고, 그 과정에서 이런 명예훼손의 수치심을 느껴야 하는 것 역시 연예스타이기에 감수해야 할 불가피한 멍에라는 건 연예스타로서 그가 번 큰돈과 입은 특혜를 대입하면 답이 나온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그는 30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매체의 주장에 대해선 일언반구의 거론조차 없었다. 반대로 그와 그의 형 등의 주장에 따르면 그동안 호텔로 인해 그가 개인적인 손실을 입었음이 감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이 호텔이 수익성이 안 보였다면 부동산업체가 거액을 지불하고 매입했을지 의문의 여지는 남는다. 신탁회사가 지분을 사들일 땐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두 회사 모두 이런 규모의 사업을 꾸릴 정도면 나름대로 업계에선 선수일 것이다.

 

지난 7SBS ‘본격연예 한밤은 김창렬이 창렬스럽다는 유행어와 관련된 식품업체와의 소송에서 패소한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그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내보냈다.

 

김창렬은 예전에 한 식품의 모델로 활동한 바 있는데 이 제품의 양이 부족한 것에 대해 창렬스럽다는 신조어가 생긴 뒤 가격에 비해 내용물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경우 그와 아무 상관이 없는 제품에도 창렬스럽다는 말이 널리 통용되자 그는 해당 식품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창렬은 연예계의 악동이라 불릴 정도로 데뷔 초기부터 구설수에 오른 일이 많았고 창렬스럽다가 부정적인 의미로 확산된 데 이 같은 행실에 대한 평가가 촉발제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원고패소판결을 내렸다.

 

김창렬이 소속된 DJ DOC는 초기부터 악동이미지로 소비됐고, 굳이 그걸 바꾸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 리더인 이하늘은 고압적인 지상파 방송사 공개스튜디오 무대에 바짓가랑이를 제멋대로 접고 올라오는가 하면 대기실에 애완견을 끌고 나타났고 때론 비비탄총을 휘두르는 등 매우 돌발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방송사의 높은 양반들을 제외하면 동료가수들부터 관계자들까지 이에 대해 아낌없는 성원을 보냈다. 시대착오적인 방송가의 폐쇄적인 체제와 고압적인 제재에 큰 반감을 품고 있던 이들에게 DJ DOC는 단순히 악동이라고만 치부하기엔 뭔가 다른, 자존감을 지키려는 혁명가적 기질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조용필과 서태지와아이들이 일찍이 TV쇼 출연에 심각한 거부감을 밝힌 이유는 분명히 있다.

 

남매듀엣 악동뮤지션에게서 악동의 면모는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순박함이 강하게 와 닿는다. 스스로 지은 이 팀명 속에는 기존의 제도권 스타일에 꿰맞춘 정형화된 음악이 아닌, 자신들만의 개성이 충만한 음악을 하겠다는 진보적 음악철학이 담겨있다.

 

DJ DOC가 악동이란 표현에 거부감을 갖지 않은 이유도 비슷할 것이다. 그들의 히트곡 ‘DJ DOC와 춤을이나 삐걱삐걱의 가사를 보면 그들의 구태의연한 악습에 반대하거나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함을 알 수 있다. 물론 김창렬 등은 다수의 폭행사건 연루로 구설수에 올랐다. 자유와 방종, 용기와 치기는 다르다는 것을 몰랐었기 때문일 것이다.

 

김창렬은 이날 인터뷰에서 저를 바꾸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으면서 그 이유를 아들과 딸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건 그가 꼰대가 돼가고 있어서라기보다는 확실한 부모가 됐기 때문일 것이다.

 

김준수와 김창렬의 억울함이나 참담함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것이고, 그들이 각자 대립각을 세운 측과의 비교에서 어느 쪽의 잘잘못을 가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두 사람이 분명히 알고 넘어가고,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은 연예스타로서의 도덕적 무게.

 

그들은 또래의 젊은이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의 돈과 명예를 상대적으로 많고 크게 얻었다. 그 배경은 오로지 연예스타였기 때문이다. 만약 학교동창들처럼 머리를 싸매고 공부해 대기업에 상위성적으로 입사했다고 가정할지라도 지금만큼 누릴 수 있을까?

 

굳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아니더라도 특혜에 책임은 필수라는 것쯤은 알 만한 수준이고 나이다.

 

유진모/ 칼럼니스트 ybacchus@naver.com

  • 도배방지 이미지

음악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