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는 평범한 열일곱 소녀였던 유관순의 마음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것뿐만 아니라 세평 남짓의 작은 옥사 안에서 일제에 당당히 맞선 여성들의 우정과 연대라는 뜨거운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에게 1919년 3월 1일 만세운동은 교과서에서 접했던 익숙한 이야기이지만 그 이후, 서대문 감옥에서 옥살이를 시작한 유관순과 8호실 여성들의 이야기는 중요성에 비하여 지금껏 제대로 소개된 바 없다. 또한 일 년 후, 1920년 3월 1일에 만세운동 1주년을 기념하며 ‘여옥사 8호실’에서 만세운동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 역시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부분이다.
당시 8호실 감옥에는 유관순 이외에도 수원에서 30여 명의 기생을 데리고 시위를 주도했던 기생 김향화, 다방 직원이었던 이옥이, 유관순의 이화학당 선배 권애라, 시장통에서 장사를 하다 아들을 잃고 만세운동을 시작한 만석모, 아이를 가진 수감인으로 갖은 고생 속에서도 아이를 키워낸 임명애 등 우리가 반드시 함께 기억해야 할 다양한 인물들이 존재했다.
감독은 이들의 복잡 미묘한 감정과 자유를 위한 갈망을 고스란히 담아내기 위해 흑백 클로즈업을 사용해 각 인물들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옥사 속 아주 작은 비중의 인물일지라도 엑스트라가 아닌, 연극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배우들을 기용해 그들의 눈빛과 몸짓 하나하나에 힘을 싣는 연출을 선보였다.
지금으로써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 안에서 4계절을 한 벌의 옷으로 버텨내고, 누워서 잠을 이룰 수 없을 만큼 작은 공간에서 발이 붓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동그랗게 걸어야만 했던 100년 전의 독립운동가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끝까지 일제에 굴복하지 않고 항거한 그들의 용기 있는 외침은 100년 후 우리에게 단순한 감동 이상의 경외감을 느끼게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3.1 만세운동 속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위인들만이 아닌 평범한 여성이었던 다양한 독립운동가의 삶을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MBC 광복절 특선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15일 밤 10시에 방영된다. <저작권자 ⓒ 스타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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