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칼라 수녀, 老수녀의 오래된 기도 빛이 되다

신선옥 기자 | 기사입력 2016/12/24 [21:34]

강칼라 수녀, 老수녀의 오래된 기도 빛이 되다

신선옥 기자 | 입력 : 2016/12/24 [21:34]
▲ 사진 : KBS     © 신선옥 기자


[K-
스타저널 신선옥 기자] 24KBS 1TV ‘다큐공감에서 조명한 강칼라 수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칼라 수녀는 196825, 꽃 같은 나이에 지구 반대편 먼 이탈리아에서 한국의 작은 시골마을을 찾아왔다. 단 한 번도 마을을 떠나지 않고 50여년의 세월을 사는 동안 그녀의 등은 구부정해지고, 머리는 백발이 되었으며, 발가락은 고되고 힘든 걸음걸이에 옹이진 생강처럼 변했다.

 

전북 고창군 고창읍 호암마을. 60여명 주민 대부분 노인들로 모두가 기초생활수급에 의지해 살아간다. 가난한 이 마을에서 이들과 함께 반평생을 동고동락하며 살아온 강칼라수녀.

 

할머니가 된 지금도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 방문해 위로하고, 각종 감기약에 영양제 챙기고, 하루가 멀다 직접 운전해 읍내 마트에서 대신 장봐주고, 각종 고지서 정리에 이르기까지. 올해 나이 74세의 강칼라, 수녀의 섬김과 헌신은 한결같다.

 

마을사람들에게 강칼라 수녀는 수녀이기 전에 모두의 친정엄마요, 고된 인생 짐을 덜어주는 벗이요, 존재만으로도 반갑고 고마운 사람이다.

 

고국 이탈리아에서 19살에 수녀의 길을 선택한 강칼라수녀. 이후, '작은 자매 관상 선교회'에 들어가 전쟁고아들을 돌보며 수녀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던 중 한국의 전쟁고아와 한센인 소식을 듣고 운명처럼 한국행을 결심하게 된다.

 

이후, 선교회를 따라 호암마을에 온 25살의 강칼라수녀. 전쟁 직후, 가난과 차별에 밀린 한센인들이 모여 정착한 한센마을은 전국에 100여개가 넘었다. 호암마을도 그 중 한 마을이었다.

 

당시 200여명 한센인들이 모여 살았던 호암마을에서 강칼라수녀는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긴 세월을 보낸다. 지금은 한센인은 거의 돌아가셨지만, 강칼라 수녀는 여전히 마을을 떠나지 않고 마을 노인들의 손발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호암마을에서 강칼라수녀의 기도는 날마다 새롭게 성장한다. 단순히 병들고 가난한 이들의 불편함을 거드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무료한 삶의 시간을 보내는 마을 분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주기위해 재능기부와 후원으로 마을에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오랜 농사일로 거칠고 투박해진 손이지만, 마을 할머니들이 용기 내어 곱디곱게 도자기를 빚게 만들고, 올해 완공된 마을명상원에 영롱하고 신비한 대형 스태인드 글라스 십자가도 공동 작업을 통해 탄생시켰다.

 

섬김과 사랑으로 걸어온 호암에서의 반평생. 신앙보다 아름다운 이름, 강칼라 수녀가 함께 머물기에 겨울 호암마을은 봄날처럼 빛난다.

 

<K-스타저널 신선옥 기자> 보도자료 및 취재요청 starjn_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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