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 리스트’ 이유와 상관없이 잔혹했던 역사, ‘학살’ 그 자체…그 ‘누구나’는 침묵하고 동조

신선옥 기자 | 기사입력 2017/01/08 [00:01]

‘쉰들러 리스트’ 이유와 상관없이 잔혹했던 역사, ‘학살’ 그 자체…그 ‘누구나’는 침묵하고 동조

신선옥 기자 | 입력 : 2017/01/08 [00:01]
▲ '쉰들러 리스트' 스틸 컷     © 신선옥 기자


[K-
스타저널 신선옥 기자] EBS ‘세계의 명화에서 방영되고 있는 영화 쉰들러 리스트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리암 니슨 주연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는 오스트레일리아의 토마스 케닐리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나치가 유태인을 학살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히틀러가 유태인에게 개인적인 원한이 있었다든가, 당시 부를 장악했던 유태인이 증오의 대상이었다는 이야기만이 떠돌 뿐이다.

 

쉰들러 리스트에서는 유태인이 어떻게 살았는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이유와 상관없이 잔혹했던 역사, ‘학살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다. 유태인을 학살하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았던 사실이지만, 누구나는 침묵하고 동조하고 방관했을 뿐이다.

 

그런 시대 안에서 어떻게 해서든 그들을 살리고자 했던 오스카 쉰들러라는 사람의 용기가 더욱 숭고하게 다가온다. 도망을 가야 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몇 명을 더 살릴 수 있었다고 자책하는 모습에서 그의 인간애가 가장 빛을 발한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서 독일 군인들이 유태인을 거리낌 없이 죽이는 장면들은 소름이 돋을 만큼 차갑게 묘사되었다. 특히 유태인 마을을 소탕하는 장면에서는 바흐의 음악이 사용되었는데, 객관성이 중시되었던 바로크 시대에 만들어진 바흐의 곡은 차가운 느낌으로 연주되어 학살 장면을 더 잔인하게 부각하고 있다.

 

쉰들러 리스트속의 유태인들은 유태인들이 어떻게 학살됐는지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말이 안 된다며 믿지 않는다. 그 장면은 유태인 학살이 얼마나 말도 안 되고 잔인했던 일인지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돈을 밝히는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가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꽤 흥미롭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어린 시절에 만든 8mm 단편영화를 친구들에게 돈을 받고 보여줄 만큼 예술과 비즈니스를 일거양득하는 수완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던 스필버그는 '슈가랜드 특급'이 흥행에 실패하자 할리우드에서 영영 성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초조함에 사로잡혔다.

 

'죠스'의 촬영기간 내내 스필버그는 거의 신경쇠약 직전의 정신적 위기를 겪었다. 그는 싸구려 공포영화의 재탕에 불과한 '죠스'가 자기 경력의 끝장일지도 모른다는 망상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러나 청년 스필버그의 스트레스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죠스'의 가공할 성공 이후, 스필버그는 할리우드 영화산업을 재편하는 거물 흥행사로 불쑥 올라섰다. '죠스' 이후 스필버그는 '레이더스' '인디아나 존스' 등의 영화로 할리우드의 역대 흥행기록을 깼다. 연속 흥행기록 경신은 스필버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스필버그 영화는 늘 피터팬 신드롬이라는 비난에 시달렸으며 때로는 이데올로기 비판 공세를 받았다.

 

남근 모양의 거대한 상어의 습격을 통해 거세공포증을 부추기는 '죠스'에서부터 흑백의 인종갈등을 흑인 남성과 흑인 여인의 갈등으로 치환시켰다는 '칼라 퍼플'에 대한 비판, 그리고 서구 어린 아이의 환상으로 대동아전쟁의 현장을 놀이터로 변모시켰다는 '태양의 제국'에 이르기까지 스필버그 영화는 늘 신나고 활력 넘치는 게임의 규칙처럼 보이면서도 뭔가 음험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대상이었다.

 

또한 관객들은 그의 작품에 열렬한 반응을 보이는 반면 평단의 평가는 냉혹했는데 , '칼라 퍼플', '영혼은 그대 곁에' 등의 작품성 있는 영화들도 평단에서 무시당하곤 했다.

 

자신이 존경해 마지않던 존 포드, 프랭크 카프라, 데이비드 린 등의 거장의 영화와 동급의 위치에 오르기를 열망했던 스필버그는 동시대의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와 마틴 스콜세지와 같은 존경을 받고 싶어 했지만 대중은 그를 예술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쉰들러 리스트'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스필버그의 작품에 대한 평단과 대중의 시선은 조금씩 바뀌어갔다. 1990년대의 스필버그는 여전히 '쥬라기 공원'을 연출한 흥행사지만 '라이언 일병 구하기''아미스타드'를 만든 진지한 작가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1999'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며 자신에 대한 평단과 대중들의 이중적인 시선을 불식시켰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마이너리티 리포트' '캐치 미 이프 유 캔' '터미널' '우주전쟁' '뮌헨' '링컨'까지 다양한 영화들을 선보이고 있다.

 

<K-스타저널 신선옥 기자> 보도자료 및 취재요청 starjn_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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