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장쯔이의 데뷔작

신선옥 기자 | 기사입력 2016/11/20 [14:47]

'집으로 가는 길', 장쯔이의 데뷔작

신선옥 기자 | 입력 : 2016/11/20 [14:47]
▲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이 ebs '일요시네마'에서 방송 중이다.     © 신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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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저널 신선옥 기자]영화 집으로 가는 길(1999, 중국)’20일 오후 ebs ‘일요시네마에서 방송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영화는 장이머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장쯔이, 쑨훙레이, 정하오, 자오위에린, 리빈 등이 출연했다.

 

'집으로 가는 길' 줄거리

 

도시에서 일을 하는 뤄성(쑨훙레이 분)‘은 평생을 시골마을에서 교직에 몸담고 계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부음을 듣고 한걸음에 고향으로 향한다. 고인이 평소에 다니던 길을 따라 고향으로 모시는 전통장례를 고집하시는 어머니를 설득하다가, 지난날 전해 들었던 부모님의 아름다운 첫사랑을 회상하게 된다. 마을에서 가장 예쁘고 솜씨 좋은 방년 18세의 자오디(장쯔이 분)는 앞이 보이지 않는 어머니를 모시고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는 당찬 아가씨다. 마을에서도 1등 신붓감으로 여러 총각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지만 그녀는 관심도 없고, 마을에 처음으로 부임해온 20세 총각 선생님 뤄(정하오 분)에게 첫눈에 반한다.

 

학교 신축 공사에 동원된 인력들을 위해 마을 사람들은 매일 점심 식사를 준비하는데, 솜씨 좋은 자오디는 자신이 만든 음식을 행여나 뤄가 먹게 될까봐 온갖 정성을 다한다. 뤄 선생의 낭랑한 책 읽는 소리를 듣고 싶어, 물을 길을 때에도 일부러 학교 근처까지 가는 수고스러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뤄 선생도 자오디의 존재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마음을 담은 머리핀도 선물한다. 하지만 둘은 미처 사랑을 확인하기도 전에, 뤄 선생이 극우파 인물로 몰려 갑작스러운 이별을 맞게 된다. 뤄 선생이 선물한 머리핀과 그를 위한 음식이 담겼던 깨진 그릇만 남긴 채 말이다.

 

자오디의 마음은 공허한 들판을 헤매다가 결국 병까지 앓게 된다. 자오디가 만든 만두를 먹으러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뤄 선생은 몰래 마을로 돌아오고,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진 후 40년간 다시 헤어진 적이 없었다. 부모님의 이런 숭고하고 애절했던 첫사랑을 떠올리며, 아들 뤄성은 무리해서라도 아버지의 전통장례가 성사되도록 마을 촌장에게 부탁하게 되고,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았던 옛 제자들은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하나, 둘씩 고향으로 돌아와 장례 행렬에 참석한다.

 

'집으로 가는 길' 주제

 

영화 속 ''은 사랑하는 연인을 기다리고, 그에 대한 한없는 사랑을 표현하는 공간이다. 특히, 이생에 마지막으로 그와의 추억과 사랑이 담긴 그 길을 걷고자 하는 여인의 바람은 가슴 찡한 감동을 준다. 중국 전통장례에서의 길은 '죽은 자가 집으로 오는 길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작은 시골마을의 교사로 한평생을 지낸 아버지의 장례식 날, 도시에서 몰려든 수많은 제자들, 그들은 자신들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해 선생님이 오셨던 그 길을 다시 걷는다.

 

집으로 가는 길감상 포인트

 

전통적인 가치와 의미가 매도되었던 문화혁명을 겪은 중국에는 자본주의 물결이 몰아치고 사람들은 물질주의적인 것에 물들어 갔다. 장 감독은 그들에게 옛 전통의 가치, 배움의 고귀함, 사랑의 참된 의미를 되짚어 주고자 한 것이다. 스스로 격동의 문화혁명 시대를 경험한 그는 인간의 사고나 감정이 사상의 강요나 물리적 힘으로 통제될 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대에 밀리고 혼돈에 빠진 채 사라져가는 소중한 것들에 무감각한 오늘의 우리들에게 집으로 가는 길이 던지는 메시지는 소박하지만 여운이 깊다. 또한 이 영화는 장쯔이의 데뷔작이기도 한데, 당시 영화학교에 재학 중이던 그녀는 퇴학 위기에 처해 있었는데, 같은 학교 출신 감독인 장이머우의 눈에 띄어 캐스팅된다. 무성 영화의 성격이 강한 이 영화에서 그녀는 사랑을 그리는 방식을 말이 아닌 손짓, 고갯짓, 눈빛 등으로 표현하여 앳돼 보이면서도 배우의 느낌이 물씬 나는 성숙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K-스타저널 신선옥 기자> 보도자료 및 취재요청 starjn_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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